이끼

 한국 영화계에서 적어도 '영화' 그 자체로 강우석 같은 사람이 권력자라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 분야에 종사하지 않으니 얽히고 섥힌 그 동네를 알 길은 없지만)

 내가 사랑했던, 나의 시골 '제일극장'에서 유쾌하게 보았던 '마이 뉴 파트너'에 대한 가감없는 'revival'부터(투캅스의 어디에도 아무런 원산지 표시도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영화는 그의 성공의 시작이 되었다) 그는 한낱 장삿꾼에 그것도 최소한의 성실함도 없는 사이비 장삿꾼에 지나지 않음을(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포착했다.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비슷한 이유로 나름 미국 독립영화계의 거장 이라는 로버트 알트만도 단 한 작품의 불성실함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한국전쟁을 다룬 'M.A.S.H'에서 한국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베트남 전통 모자인 non을 쓰고 나온다.)

 

 강우석 영화인 줄 모르고 은근히 그의 영화를 많이 보았다. 이끼도 마찬가지.

한 마디로 아주 지루한 3시간이었다. 장르의 모든 관습들을 끌어다 대면서 '있는 척'하는 영화로 끝까지 보기를 강요한다. 정재영의 원맨쇼같은 영화인데, 정재영의 연기 스타일이 3시간동안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것은 재앙이다. 끝날 줄 모르는 장황한 문장같은 그 연기들. 접속사에 접속사에 접속사를 달고..

각본에 빈틈이 너무 많아 다 지적할 수 조차 없다. 제발 자신도 무엇을 말하려고 하지 않았으면서 뭔가 있는 척 안했으면 좋겠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수준은 이미 다 까발려지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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