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대의 쇼 the greatest show on earth] 리처드 도킨스
진화는 사실상 ‘사실’이다. (구미에서와 달리) 나는 태어나서 부터 가족, 지역사회, 그 지독한 제도권 교육 어디에서도 ‘창조론’에 대해 교육받은 바가 없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창조론’자체를 아집의 종교인들이 만든 ‘초현실적인 역사극’ 정도로 폄하했고, 진화에 대한 적극적인 사고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언제나 종교가 그렇듯 '믿음'의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고 과학자들의 투쟁-물론 이론이 아니라 현실수준에서-은 지금도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다. (다시 한번 든 생각이지만 화학,물리,생물..이런 학문들이 여전히 '에일리언의 글'같다.)
리처드 도킨스에 따르면 지구의 나이는 46억년 정도라고 한다.(창조론의 경우 1만년 전 정도에 휘리릭 지금의 수준으로 창조되었다고 한다. 46억년과 성경은 양립할 수 없다) 46억년간 다윈의 표현대로 어떤 ‘단순한 시작으로부터’ 모든 생명체의 진화가 '자연선택'에 의해 ‘동시성’(‘바로 우리 눈앞에서’라는 章 도 있지만)과 무관하게 진화가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인간이 진화를 포착한 것은 ‘이성을 가진 개인’이 등장하고도 오랜 세월이 지난 19세기 다윈에 의했을 정도로 플라톤의 본질적인 마수(현실의 그림자 이론, 지금 보는 토끼가 토끼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본질주의)에 사로잡혀 있었다. 사실 유럽의 19세기는 ‘이성의 인간’이 ‘자유로운 경제적 인간’의 긍정과 부정을 혼탁하게 바라보던 시기였으므로 다윈의 등장뿐만 아니라 맑스와 다윈이 동시대인이라는 점도 의외인 것은 아니다.(새로운 이성의 작동에 대해 미래의 발전과 연관지었던 맑스의 경이로운 찬사(편지)와 감사(책)에 다윈은 '듣보잡' 수준의 반응을 보였던 것 같다)
진화의 근거라.. 도킨스의 표현대로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등장하는 탐정’인 우리가 바라볼 때 진화는 ‘화석’과 같은 확증이 없어도 사실일 수 밖에 없다. 현(現)생물과 우리 인간의 몸에 진화의 역사가 고스란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을 뒷 받침하는 것은 퇴적 지층과 화석을 근거로 하는 나이테시계, 방사능시계(탄소시계, 동위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한 진화시계)등을 통한 논증과 다양한 진화의 실험이다. (그리고 발생학, 유전학..아, 어려워진다.) 창조자의 행위로서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맵시벌의 잔혹성과 동물의 불필요한 기관들(기린의 후두세포, 인간의 망막..)은 '창조자의 존재'를 무색하게 하며 논리적으로 더욱 명확하게 진화론의 사실을 ‘사실화’한다. ‘무작위적인 자연선택’은 바로 그렇게 ‘적자’를 만들어가며 생식과 번식 외에는 어떤 ‘고통’에 대해도 관심 없이 인간의 윤리적인 요청과 무관한 ‘사실’이 된다. (물론 다윈이 아닌 스펜서로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박노자가 그렇게 혐오(?)하는 개화기 ‘사회진화론(social dawinism)’의 논리가 이해될 만도 하다)
내가 이 책을 왜 읽었을까..진화의 세계관, 존재의 기원에 대한 문제는 '허무'함으로 느닷없이 달려갈 가능성이 높다. 진화를 포착한 인간 문화의 전개는 사실상 우리 인식 밖이다. 도킨스의 말대로 진화가 그저 '하나의 이론(only a theory)'이 아니라 '지상 최대의 쇼' 임을 부정할 수 없겠지만 그 쇼에 대한 화려한 극찬이 '오늘 대한민국'을 사는 나한테 무슨 상관일까? 독실한 큰 처남과의 '사상투쟁'에 쓸 총알 하나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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