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

'독설'로 알려진 시사인 기자 고재열과 나는 정말 코딱지 만큼의 인연이 있다. 같은 학교 같은 과를 몇년 같이 다녔다. 내가 선배이고 그는 두 해 후배이며 나는 9학기 졸업을 하고 군대를 갔기 때문에 아마 신입생시절부터 그를 언뜻 봤을 터이다. 내 기억으로 그는 진지한 미소와 함께 항상 말수가 별로 없었던 친구였다.

여러 과정은 생략하고... 시사저널 싸움과 독설닷컴등을 보면서 이만한 기자라도 어디냐, 싶었던 친구였다.
그리고, 나도 트위터를 하기 시작했다.

기자로서의 그의 필요성(?)은 둘째치고,

그 진지한 미소와 말없음속에 -삼성자본에 맞서던 강건한 무엇이 그 안에 들어있었다고 감탄했던- 명망가의 욕망(좋은 면도 있는 부분)과 정상적인(?) 남성이라면 나이가 들어갈 수록 끊임없이 회의하고 반성하고 수정하게 되는 평등한 성정치의 문제가 마초적으로 화석화되어 있었다. 유해진을 루저들의 희망으로 부르는 그의 순간적인(물론 개그적인 판단) 생각자체 혹은 그 찰나의 순간이 그 화석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일진데.(개그를 다큐로 보지 말라고 변명한다. 그러나 개그와 다큐는 같은 거울의 다른 이름임을 본인도 잘 알 것이다.)

그는 (자본주의의) 내면화된 대중들의 그 내면을 깨트리지 않고, 그 표면적인 욕망만을 충족시킬 뿐이다. MC몽 사건에 대해 MC몽을 비아냥거리는 것은 연예기자들이 쉽게 입에 담지 않는 것을 명망있는 기자가 비아냥거려줌으로써(절대 독설이 아니라) 이미 자해 군기피자로 찍힌 그에 대한 대중의 단세포적인 욕망을 배설케한다. 그것이 그가 말하는 독설의 절대치인데, 나는 그것이 독설로 보이지 않는다. '한 싸가지 없는 연예인의 군기피'로 인식하며 '국방의 의무'를 신성시하는 것이 무슨 독설인가. 독설은 금기에 대한 지독한 비아냥아니던가. 그 '국방의 의무'에 대한 비아냥거림이 독설이지 않나.

그를 따르는 많은 무리들에 'New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도취되어 자신의 반대를 '안티'로 설정하는 어이없는 발상이 그의 그 진지한 미소와 말없음에 들어있었다니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와 같은 기자가 필요도 할 것이다. 마치 유시민 처럼.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그나 유시민이 어쩌면 그들이 쉽게 비아냥대는 한나라당 패거리들 보다 훨씬 어려운 상대일지도 모르겠다.

댓글 1개:

  1. 글쎄...고 기자의 경우 명망에 대한 욕망이 사태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여. 나의 기억은 93년 한현 공개세미나 때 "질문을 위한 질문"을 하던 모습.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단정짓는 건 미안하지만, 그 프레임을 바꿀만한 행보를 아직은 보지 못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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