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회사(이제 前 회사로 부를 날도 2주정도 남았다) 동기 중 전임 사장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통해(구체적으로 어떤 권모술수를 썼는지는 알지 못한다) 오른팔이 되다시피한 놈이 있다.
당연히 동기중 가장 빠르게 팀장이 되었다.

 원래부터 사립초등학교 출신의 부유층이기도 해서 씀씀이가 크긴 했지만
근래에는 (소문에 의하면)회사돈을 그 특유의 썰과 잔머리로 마음껏 유용하여 겉 씀씀이가 더 번드르했다.(업무적으로 그가 추진하던 프로젝트는 결국 많은 손실을 입혔다)
결국 씀씀이를 감당하지 못했던지 사기꾼과 야합하여 몽매한 대중들에게 불법을 저지르다
현재 구속 수감중이다.

사내에서는 철저하게 노조에 냉소적이었고, 공금을 유용한다고 고발된 팀장을
변호하기에 바빴고, 회사돈으로 유흥을 즐기기 바빴다.
그런 놈에게 그의 손위 친위부대 임원급 간부들은 사규를 위반하고 현행범에게
퇴직금을 고스란이 내주었다.
(물론 그의 재정이 번드르한 겉과는 달리 말이 아님을 이번에 알게 되어 약간 짠한 구석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한 친위부대 팀장이 나에게 탄원서 비슷한 걸 써 달라고 했다. (내가 글을 잘 꾸민다나)
나는 거부했다.
철저하게 약한 자들을 짓밟고, 발가락 사이에 낀 머시기 만도 못하게
대우했던 인간에게 그리고 개인적인 탐욕에만 눈멀어 많은 대중들에게 피해를 입힌
현행범에게 무슨 동정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거부의 방법은 나도 인간관계를 생각해서 다분히 농담처럼 웃으며 다른 사람이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형태였다.
이것이 한 달 전 쯤 일이다.

오늘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결국 나에 대해 뒷말이 많았단다.
너무 칼 같이 옳고 그름 혹은 인정머리 없이 사람을 대하는 것 아닌가 정도의 말들.
자칭 '빨갛다'는 놈들은 정내미가 없다는 수준의 말들.

예상되는 반응이었고 예상되는 발언 수준이었다.
내가 그렇게 용산 참사 후원에 한 푼이라도 후원하라고,
학생인권조례에 서명해달라고 해도 코웃음치던 사람들이 인/정/머/리를 이야기한다.
그들의 '人情'이란 어떤 人 이며 어떤 情 인가.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공적 영역의 '인간과 비인간의 맥락'을 대면접촉의 익숙함의 가면으로 가릴 필요가 있을까.

나와 아주 가끔 술도 하던 그 친구에게 나도 마초S 혹은 조폭 의리같은 동정심은 있다.
그러나 공적 영역에서의 선악은 오직 공공성의 개념에 근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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